허무주의란 말을 정의하면 "너희가 믿는 것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란것을 인식하는 것"1887년 니체는 다가올 두세기 동안 허무주의가 도래할것을 예언 했습니다. 니체에게 큰 영향을 받은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니체가 신이 죽었다고 이야기한 것은, 현실적인 것을 현실적인 것으로 인식할 수 있게 만들었던 모든 형이상학적 근거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다." 니체가 죽은지 120년이 지나 신의 죽음이란 말이 충격적이지 않지만 제가 생각할때는 신의 죽음은 반기독교 적인 단어라기 보다는 역사의 흐름이라 여겨집니다. 인간이 세상을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 신을 창조했다면 17세기에 뉴턴이 운동 법칙을 발견했고, 기차 등 수많은 신기술이 인간의 삶을 지배하기 시작한 19세기에는 신의 존재를 부담스러워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분과 제가 신을 죽였습니다.
니체는 허무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으로 생존이 목적이 되는 삶을 살지 말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합니다. 몸을 부정하고 형이상학적인 정신세계를 중시하는 삶도 비판합니다. 우리는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중심을 잡기가 너무나 힘듭니다. 모든 사람이 소비에 미친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소비를 하지 않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중심을 잡는다는 것은 자기만의 가치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신의 죽음이 평범화되고 더 이상 충격적이지 않은 21세기 세속화 시대. 신이 죽었다는 니체의 말을 통해, 여러분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삶의 주인이 되고, 삶의 예술가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쇼펜하우어의 삶에 대한 자세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고통에 초연해지기 위해서는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없애야한다.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에서 모든 고통이 출발된다."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없애다 = 자살 ??
자살에 대한 정당화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자살을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없애는 것이 아닌 본인의 삶에 대한 회피라고 말합니다. 니체의 삶에 대한 자세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신은 죽었다. 현생의 고통이 사후 우리를 천국이나 지옥으로 이끌지 않는다. 이는 우리의 삶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삶이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 허무주의에 빠질 수 있는 우리를 '능동적 허무주의'로 이끌어나갑니다. '능동적 허무주의'란 삶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신의 굴레(니체는 이를 종교에 의한 우리의 삶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말함)를 벗어던지고 각자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 나가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니체와 고흐는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한 인물들일 것입니다. 각자 철학과 미술계에선 최고의 자리에 있는 유명인으로 '신은 죽었다'와 '별헤는 밤'이라는 강렬한 아이콘으로 최고의 존재감을 가진 명사들입니다. 이 둘 사이엔 유사점도 많이 있습니다. 지금은 가장 인기있고 영향력이 많은 철학가와 예술가지만 니체와 고흐는 둘 다 살아생전엔 비주류였고, 그다지 인기도 없고, 유명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니체는 생전에 저서가 30부 정도만 팔릴 정도였고, 고흐 역시 일생동안 단 한점의 그림도 팔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대표적인 ‘노력파’ 천재였던 니체와 남들보다 늦게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했던 고흐 역히 '노력파' 천재였습니다. 고흐는 그림에 소질이 없어서 주위 사람들이 만류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니체와 고흐는 노력을 통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유명하지도 않고 인기도 없었으니 생계유지도 어려워서 니체는 친구들의, 고흐는 동생의 도움을 받아 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또 두 사람은 모두 말년에 정신착란을 일으켰습니다. 니체는 정신착란에 시달리고, 우울증과 조증을 겪으면서도 많은 저서를 써내려갔고, 고흐 역시 귀를 자르고 고향에 있는 정신병원에 들어갔을 때 최고의 작품들을 완성시켰습니다.
니체는 인간의 자유를 옥죄는 모든 기존의 가치에 대항하며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세태를 날카롭게 비판하였습니다. 개인에 간섭하는 절대적 가치체계에 대항하는 자세를 가지고 기존의 가치를 부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니체는 허무주의와 싸웠고, 현실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니체의 핵심 사상 중 하나인 '아모르파티’는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고난과 어려움까지도 받아들이는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그는 지적 우월주의에 빠진 사람들에 대한 비판과 세속화된 시대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자들의 술수를 신랄하게 까발렸습니다. 그리고 어리석게 끌려 다니는 대중이 깨어나도록 매섭게 외쳤다고 합니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계몽가였던 니체는 스스로 망치를 들고 철학을 하겠다고 천명했으며, 스스로를 다이너마이트라고 말할 정도로 선구적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인간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한 철학가였습니다.
고흐의 행동원리는 고난이 주는 힘이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좌절과 고난에 시달렸던 예술가입니다. 우스개소리로 고난이 예술혼을 불러일으킨다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말이 가장 적합한 예술가가 바로 고흐일 것입니다. 평생 그림 한장 팔지 못하는 가난한 화가로서, 스스로 귀를 자르고 정신병원에 들어가고,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까지 일생을 비루하고 고단하게 살았습니다. 고통과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폭발적인 열정으로 그림을 그린 고흐. 특히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는 고흐의 그림체가 최고 정점에 이른 시기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작들이 많이 탄생하였습니다.
평생을 비주류로, 가난하고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았지만 그럼에도 삶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한 위대한 철학자 니체와 우울함과 좌절, 고통과 고난을 예술혼으로 폭발시킨 위대한 예술가 고흐는 그 존재만으로 힘든 이에게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그 고통과 아픔 속에서도 그들은 고난에 굴하지 않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위대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두 위대한 철학가와 예술가의 생을 돌아보며 영혼의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책은 니체의 사상이 담긴 문구 한구절과 고흐의 그림을 한편씩 묶어서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니체의 글을 삶, 아름다움, 지혜, 인간, 존재, 세상, 사색, 신앙, 예술가의 총 10개의 주제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그 옆에 고흐의 작품도 함께 실어놓았는데 꼭 그 글과 관련된 그림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때론 니체의 사상을 마치 그림으로 보여주듯 그 문구에 정확히 상응하는 그림이 짝을 지어 나오기도 하지만 그저 배경 그림처럼 삽입되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니체의 문구와 고흐의 그림이 정확히 싱크로 될 때 그 감흥은 폭발합니다. 가령 가장 마지막의 '나의 발걸음은 훨씬 단단해졌다'에서는 앞으로 더욱 고독해지고 이전보다 험난해진 길을 걷게 되겠지만 발걸음은 훨씬 단단해졌고 확실해졌으며 용기로 인해 성장했다는 굳은 마음이 보이는데 옆에는 귀에 붕대를 감은 고흐의 자화상이 보입니다. 그 그림 속의 고흐에게서도 역시 같은 마음이 엿보입니다. 니체와 고흐 두 거장의 철학과 예술의 콜라보레이션. 니체가 집필한 책의 철학적 핵심내용을 모아서 읽어보는 것도 의미있고, 고흐의 작품을 이정도로 많이 접해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입니다.
니체 철학의 방대함과 난해함은 나를 위축시킵니다. 하지만 니체의 철학에 대해 전반적인 것들을 살펴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분됩니다. 어렵다는 사실만으로 이 책을 멀리 하기에는 너무 좋은 책이입니다. 저자 고병권님의 이 책을 통해 니체 철학 전체의 그 방대한 내용을 다가가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었습니다. 니체의 철학을 한 권으로 이해하기에는 분명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권의 책을 읽고 덮을 때, 한결 가까워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뿌듯했고 즐거웠습니다.
고병권 님이 전달하는 니체의 철학, 체계적으로 설명되었으며, 잘 정리되었습니다. 니체와 그 철학의 선지식에 놀랐습니다. 그러므로 공부에 서툰 이들에게도 한 발 더 니체 곁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명쾌하게 전달합다. 삶을 긍정할 것, 지식의 경계를 확장하라. 이 책은 2001년에 출간되었습니다. 지금은 구하기 어려운 책입다. 이 책을 읽기 위해 몇 명이 한 권의 책을 카피하여 복사본을 만들어 읽었습니다. 그래서일까 더 깊이 내 가슴에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제가 책을 읽고 공부한다는 것은 삶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보다 분명하고 명료함을 얻기 위한 것임을 다시 한번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구성면으로 볼 때 1부에서는 니체가 즐겨 썼던 핵심 단어에 대한 연결과 흐름을 갖고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놓치고 지나가야 했습니다. 삶을 사랑하는 철학에서부터 시작을 하여 강한 자와 선한 자, 투시 주의와 광학 의지, 권력의지 등 의미를 조금이나마 가까이하게 되었습니다. 신과 죽음, 생성과 소멸, 시간의 문제 등에 관한 니체의 고찰은 돋보였습니다. 내가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해 니체가 이미 오래전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했습니다.
천 개의 눈
눈처럼 쉽게 길러지는 게 또 있을까? 광학의지 혹은 시각체계-사물을 특정한 방식으로 보는 훈련, 큰 것을 작게 보는 훈련, 두 개의 눈으로 한 가지 진리만 보는 훈련, 두 개의 눈으로 한 가지 진리만 보는 훈련, 그러나 여전히 많은 눈들이 있다. 진리를 묻는 스핑크스도 눈을 가졌고, “인간”이라고 답하는 자 오이디푸스도 눈을 가졌습니다. 따라서 아주 많은 진리들이 있고, 따라서 어떤 진리도 없습니다.
천 개의 길
“아직 밟아보지 못한 천 개의 작은 길이 있습니다. 천 개의 건강과 천 개의 숨겨진 삶의 섬들이 있습니다. 세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천 가지 방식이 남았습니다. 갈 길을 못 찾았다고 그러나 길은 없어진 게 아니라 넘쳐나고 있습니다. 길의 부재가 아니라 과잉으로의 카오스, 그런데 반듯한 길이 사라지고 미로뿐이라고 덕분에 길은 여행자들에게 나누어줄 기쁨을 숨겨둘 수 있었습니다.
천 개의 기원
역사의 뿌리나 열매를 신성화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건들이 묻혀져 있어야 했는가! 그러나 “모든 사물의 기원은 천겹이다.” 지혜로운 탐사자라면 무지하고 소심한 자들이 지나친 많은 것들 속에서도 파편을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천 겹의 주름 속에 숨겨진 사건들이 햇빛 속에 놓이게 될 때 신성한 것들의 거짓이 떨어져 나갈것입니다.
천 개의 젖가슴
과학적 인식이라고? 가치 중립이라고?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니고, 양성 공유자도 아니고, 다만 중성일 뿐인 인간들, 성적 불능자들.” 대낮같이 밝은 인식을 떠들면서도 밤만 되면 열린 창을 훔쳐보기 위해 지붕 위를 싸돌아다니는 수고양이들. 인식으로부터 욕망을 몰아내겠다고? 너희는 욕망의 창조성을 모릅니다. 너희는 왜 “바다의 욕망이 태양을 향해서 천 개의 젖가슴으로 부풀어오르는지”를 모릅니다. 너희는 왜 태양이 그것에 입 맞추고 애무하는지를 모릅니다. 참된 인식이란 사물들을 애무하는 것입니다!
천 개의 주사위
벌써부터 평균을 구하지 말라. 우리들은 세계라는 도박대 위에서 판을 벌이는 도박사들. 우리에겐 매 번 던져지는 주사위가 다 소중하다. 겨우 천 번? 우리는 벌써 천 한 번째 주사위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여섯 개의 면밖에 없다고? 우리는 동전의 앞 뒤 면만 가지고도 무한한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자유 정신의 소유자들이여 또 한 번의 주사위를 던져라. 세계는 너희를 위해 천 개의 섬을 준비해두었습니다.
천 개의 화살
아포리즘은 모두 화살이다. “아포리즘과 화살.”그것들은 읽혀지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쏘아지기를 바랍니다. 누구든 활을 들고 쏘아라. “급소를 맞춘 화살의 저 떨림을 보라, 저 흔들림을 보라.” 아포리즘들만이 아닙니다. 모든 책들이 “망치”가 되거나 “다이너마이트”로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저기 니체라는 화살통에 천 개의 화살이 들어 있습니다! 저기 니체하는 이름의 다이너마이트들이 널려 있습니다!
천 개의 가면
“무릇 심오한 인간들은 가면을 좋아합니다.” 가면 뒤의 얼굴? 가면만이 진정한 얼굴이며, 가면 뒤에는 다른 가면이 있을 뿐입니다. “호기심 많으신 분이시여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요! 주시려거든 부디... 또 하나의 가면! 제2의 가면을 주시오.”허락하신다면 제3의 가면도..... 진정한 니체의 얼굴이 보고 싶다구요? 여기 니체의 가면이나 하나 받으십시오.
천 개의 이야기
아직도 천 개의 이야기가 남았습니다. 요리사 니체가 소개하는 우연을 냄비에 끓이는 법-나는 어떤 우연이든 나의 냄비로 끓입니다. 낚시꾼 니체의 독자 낚는 법-나의 모든 작품은 낚시바늘입니다. 우주 비행사 니체의 타임머신 타지 않고 시간을 넘나드는 법-나는 미래 속으로 날아갔었습니다. 다이버 니체가 말하는 인간이 가보지 못한 심연으로 잠수하는 법-길게 숨을 쉬고 나서 잠수하라, 그래야만 깊은 바닥까지 볼 수 있으리라. 아직도 니체에 관한 천 일 밤낮의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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