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양고대철학 원전읽기는 3월 첫 주에 《법률》편 12권을 마지막으로 플라톤 대화편 읽기를 끝내고 3월 둘째 주부터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들을 읽기 시작합니다. 그 첫 번째 섹션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저작 중 《범주론》과 《명제론》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저술들은 《범주론》, 《명제론》, 《분석론 전서》, 《분석론 후서》, 《변증론》, 《소피스트 논박》이 있으며, 이것들을 다 묶어서 《오르가논》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오르가논》은 단일한 책이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저술들을 통칭하는 이름입니다. 그리스어로 오르가논은 신체기관이란 뜻도 있지만 도구라는 뜻도 있지요. 아리스토텔레스가 논리학은 실제 대상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 학문을 하기 위한 도구과목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착안해서 후대 학자들이 오르가논, 즉 도구라는 뜻으로 붙인 겁니다. 근대 영국의 프란시스 베이컨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연역논리학을 비판하고 과학의 도구라고 생각한 귀납논리학을 정립하면서 자신의 책 이름에 《노붐 오르가논》(Novum Organon)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일본인들이 이 내력을 모른 채, organon을 증기기관과 같은 ‘기관’이라고 이해해서 《신기관》이란 엉뚱한 번역이 나왔죠. 이걸 또 우리나라 학자가 그대로 갖다 써서 현재 베이컨의 책은 《신기관》이란 근본없는 이름으로 번역이 나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기원후 4세기에 게르만 민족들이 대거 남하하고 서로마가 망하면서 유럽의 주인은 비기독교, 비라틴계의 게르만 민족이 됩니다. 가톨릭교회는 이들을 기독교화하는 한편 그리스에서 로마로 이어지는 문화 전통을 계승하고자 이들의 언어를 정리합니다. 구술어의 단계에 머물렀을 게르만어들을 문법적으로 정리할 때 도입된 도구가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론》이라고 합니다. 즉 서구어의 기본적인 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론》에 기초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우리가 동양과 서양의 언어적 차이 등을 언급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이란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론》은 삼단논증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개념(이름)을 분류하는 논의입니다. 주어와 술어 형태로 된 명제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것이죠. 이런 분류가 당연해 보이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렇게 정립했기 때문에 이것이 서구 문법의 기본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다른 한편 범주에 대한 논의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구분하는 단위도 됩니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론은 언어에 대한 논의이자 존재에 대한 논의이며,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근본전제를 함축하는 것입니다. 플라톤의 아카데미아에 있던 시절에 저술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 저술에는 플라톤의 형상이론에 대립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개별화된 형상이론이 이미 나타나 있습니다. 《명제론》은 기본 단위인 개념들이 주어와 술어 형태로 결합되어 형성된 명제를 다루는 논의입니다. 명제들의 종류와 성격 등에 대한 중요한 논의가 담긴 책입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양철학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수제자이지만, 그의 철학은 플라톤의 철학과는 정반대를 지향합니다. 화가 라파엘로의 유명한 그림인 ‘아테네 학당’을 보면 정중간에 서 있는 두 사람이 있는데, 한사람은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고, 한사람은 하늘을 가리키는 장면이 나옵니다. 땅을 가리키는 사람이 아리스토텔레스인데, 땅을 가리키는 것은 그가 현실주의자임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하늘을 가리키는 플라톤은 그가 이상주의를 지향한다는 것을 라파엘로는 표현하였다고 합니다. 두사람 모두 이데아를 말하였지만, 플라톤은 이데아의 세계가 현실과 분리된 다른 세상에 존재한다고 주장하였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데아가 현실에 존재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두 사람은 사제지간이지만, 그들의 철학은 물과 기름과 같이 서로 융합될수 없는 요소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는 논리학을 포함하여 오늘날 학문의 기초가되는 거의 모든 것은 만들었다고 알려지고 있으며, 그가 저술은 거의 모든 학문분야에 걸쳐 있어서 백과전서적 학자로 불리기도 합니다. 현대지성에서 출간된 수사학 또한 그의 저술중 하나로써,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책에서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영향을 끼치기 위한 언어기법에 대해 얘기합니다. 오늘날의 수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책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책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술들에 관해 설명합니다. 하지만 설득의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사람의 심리상태를 기호등, 인간에 관해 먼저 생각해 보야야 할것입니다. 그래서 이책은 1부에서는 수사학에 관한 정의등을 얘기하고, 2부에서는 주로 인간의 마음에 관해 설명합니다. 그리고 3부에서는 글쓰기나, 논증방법등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법에 관해 설명합니다.
이책은 수사학에 관한 책이지만, 제2부에서 설명하는 인간의 감정별 유형을 읽어보면 인간의 심리에 대한 깊은 통찰이 들어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앞에서 위선을 떨지 않은 자를 좋아한다. 자신의 나쁜 점까지도 얘기하는 그런자들 이다. 앞서 말했듯, 친구들 앞에서 통상 잘못이라고 여기는 실수에 대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수치를 느낀다면 그들은 친구가 아니고,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면 친구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이책을 읽어보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심리에 대해서도 깊은 통찰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면서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은 아주 유용할 입니다. 그런점에서 이책은 한번 읽어볼만합니다. 이책은 수사학과 아울러 인간에 대하여도 생각해 볼수 있었던 점에서 좋았습니다.
책 제목에서 주는 사전적 단어의 정확한 뜻을 살펴 보았습니다. 설득(說得)이란? 명사로서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함을 뜻하는것이고 논리(論理)란? 명사로서 1. 말이나 글에서 사고나 추리 따위를 이치에 맞게 이끌어 가는 과정이나 원리. 2. 사물 속에 있는 이치. 또는 사물끼리의 법칙적인 연관을 뜻했습니다. 같은 말로 논리학(論理學) (바른 판단과 인식을 얻기 위한 올바른 사유의 형식과 법칙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있습니다.
이렇게 제목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설득의 논리학>은 사물 속에 있는 이치나 법칙등의 연관을 들어서 상대편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조력자가 되어 줄 수 있을거 같습니다. 작가는 소크라테스가 즐겨 사용하던 예시를 통해 설득하는 예증법을 기초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베이컨의 귀납법, 가추법, 쇼펜하우어의 토론술등 10가지의 말하기와 글쓰기를 하는 논리 도구들을 소개합니다. 우리는 생활속 곳곳에서
끊임없이 설득을 당하거나 설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수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어려선 부모님께 용돈을 타기 위해 적절한 이유와 설명이 필요했었고 학교에선 학업에 관련하여 또 수많은 논리적 논쟁을 했어야 했으며, 육아에선 훈육을 위해 자녀를 설득해야 하는 일들이 생겼으며 부부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서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위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논의해야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비단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평생을 끊임없는 설득과 선택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설득의 논리학>은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전달하고 싶은 사람이나 논리싸움에서 매번 밀리는 사람들에게 꽤 큰 도움이 될거라고 하는대요 적어도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선 논리적 사고방식은 반드시 많은 수양을 필요로 하는것만은 확실한거 같습니다. 마지막 논리학 길잡이에서 진리와 윤리에 대해 설명을 하는데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논리학은 "무엇이 올바른 논증이며, 올바른 추론인가?"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발한 학문입니다. 연역추론과 귀납추론이 논리학에 속하는 대표적인 주제이며, 논증 및 추론을 구성하는 명제, 그리고 이를 다시금 구성하는 개념 등 역시 논리학의 전통적인 연구 주제입니다. 현대 한국어에서 등장하는 "얘기가 논리적이네!" 같은 말도 이런 본래의 정의를 잘 반영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처음으로 고안한 학문이며, 19세기 유럽 조지 부울, 고틀로프 프레게, 버트런드 러셀등의 업적을 통해 수학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이는 20세기에 수리 논리학이라는 형태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논리학, 특히 형식 논리학은 수학, 컴퓨터공학, 철학, 언어학등에서 걸쳐 두루두루 연구되고, 따라서 대학 과목 역시 여러 대학교의 수학과, 컴퓨터공학과, 철학과에서 두루두루 개설됩니다. 수학의 경우 논리학은 '수학 기초론'으로서 연구되는 편이고, 컴퓨터공학의 경우에는 논리회로부터 시작해서 프로그래밍 언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응용됩니다. 논리학을 전통적으로 연구해온 철학에서 역시 형이상학, 수리철학, 언어철학 등 각 분야에 접목됩니다.
비형식 논리 일상적으로 우리가 말하고 듣고 쓰는 말이 타당하고 합당한 논증으로서 잘 성립하는지 따지는 것입니다. 즉 흔히들 비형식 논리를 기준으로 따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령, <순환논증 오류>, <논점일탈의 오류>, <인신공격의 오류>, <피장파장의 오류>,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 등이 비형식 논리학에서 다루는 것들입니다. 이처럼 비형식 논리는 구체적인 말의 내용을 따지는 것이므로 수학이나 기호 등을 동원하는 형식적인 방법론을 잘 취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비형식 논리학은 좁은 의미의 "논리학"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경우도 잦다. 하지만 시험에서 필요한 경우도 있거니와, 다수의 사람들이 실제 생활에서 써먹기에는 형식 논리학보다 훨씬 더 중요한 분야입니다. 흔히 대학의 교양 과목으로 개설되는 <비판적 사고>나 <논리와 사고> 수업에서 주로 비형식 논리를 중점적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논리적 오류 항목에 비형식 논리에 관한 자세한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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